사진을 정리하다 멈춰버린 날

사진을 정리해야겠다고 마음먹은 날이 있었습니다.
스마트폰 용량이 부족해졌고, ㅠㅠ
계속 쌓이는 사진이 부담처럼 느껴졌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아무 생각 없이 오래된 사진부터 하나씩 지우기 시작했습니다.

처음에는 단순한 정리 작업이었습니다.
흔들린 사진, 비슷한 사진,
의미 없어 보이는 장면들을 빠르게 넘기며 삭제 버튼을 눌렀습니다.
그런데 어느 순간 손이 멈췄습니다.

몇 년 전 사진 한 장이 화면에 떠 있었습니다.
특별한 사건도 아니고 대단한 순간도 아니었습니다.
그냥 평범한 하루의 사진이었습니다.
하지만 그 사진을 보는 순간 당시의 공기와 분위기가
갑자기 떠올랐습니다.

그날의 대화, 그때의 기분, 그 시기의 나까지 사진 한 장에 묶여 돌아왔습니다.

사진은 단순한 이미지가 아니라 시간을 접어 보관한 기록이라는 걸
그 순간 처음 실감했습니다.

그때부터 사진을 대하는 태도가 바뀌었습니다.
정리는 지우는 작업이 아니라
다시 읽는 과정이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사진을 넘기며 “이건 필요 없지”라고 판단했던 장면들 속에서
당시의 나에게는 분명한 의미가 있었습니다.
지금의 기준으로 보면 평범해 보여도
그 시기의 나에게는 하루를 구성하던 순간들이었습니다.

그래서 삭제를 멈추고 사진을 다시 보기 시작했습니다.

기록은 시간이 지나야 의미가 생긴다고,
정리를 하면서 알게 된 사실이 하나 있습니다.
사진은 찍을 당시에는 중요해 보이지 않는 경우가 많습니다.
하지만 시간이 지난 뒤에는 그 평범함이 오히려 기록의 가치가 됩니다.

특별한 날보다
아무 일 없던 하루가
더 선명하게 기억을 불러오는 경우가 많았습니다.
사진은 사건을 기록하는 것이 아니라
삶의 흐름을 남기는 장치였습니다.

사진을 남긴다는 것의 의미를 생각하며,
그날 이후로 사진을 보는 방식이 달라졌습니다.
예전에는 저장 공간으로 생각했던 사진이
이제는 시간의 조각처럼 느껴졌습니다.

모든 사진을 남길 수는 없지만
쉽게 지울 수 있는 것도 아니라는 걸
처음 이해하게 되었습니다.

기록은 미래의 나에게 보내는 작은 메시지라는 생각도 들었습니다.

이 글을 정리하며,
사진을 정리하다 멈춘 그날 이후 저는 사진을 삭제하는 속도가 느려졌습니다.
대신 한 장씩 다시 보게 되었습니다.

기억은 강한 순간만 남는 것이 아니라
남겨 둔 기록 덕분에 이어진다는 걸 그날 처음 배웠습니다.

사진은 과거를 붙잡는 도구가 아니라
시간이 지나도 다시 읽을 수 있는 나의 일부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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