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리를 하다가 우연히 오래된 사진 폴더를 열게 된 날이 있었습니다.
특별한 이유는 없었습니다.
그냥 용량을 줄이려고…
예전 파일을 정리하던 중이었습니다.
몇 년 전 사진들이 화면에 한꺼번에 떠 있었고,
그 시기의 나는 지금과 전혀 다른 표정을 하고 있었습니다.
사진 속의 분위기와 현재의 내가 묘하게 어긋난 느낌이 들었습니다.
괜히 마음이 복잡해졌습니다.ㅠㅠ

기억은 사진보다 느리게 따라온다
사진을 보는 순간 바로 감정이 떠오를 줄 알았는데,
처음에는 아무 느낌이 없었습니다.
그냥 오래된 이미지처럼 보였기 때문입니다.
그런데 사진을 몇 장 넘기자 기억이 조금씩 따라오기 시작했습니다.
당시의 상황, 그때의 고민, 사소한 대화까지 천천히 떠올랐습니다.
사진은 먼저 도착했고, 기억은 뒤늦게 따라왔습니다.
그 간격이 이상하게 크게 느껴졌습니다.
시간이 지나면 감정의 무게가 달라진다
그 시절에는 심각하게 느껴졌던 일들이 지금 보면 그렇게 큰 문제는 아니었습니다.
사진 속 나는 그 나름대로 최선을 다하고 있었고,
그 모습이 낮설면서도 조금 안쓰럽게 느껴졌습니다.
시간은 사건을 바꾸지 않지만, 감정의 무게를 바꾼다는 걸 그날 처음 실감했습니다.
사진은 과거를 판단하게 만든다
사진을 보며 ” 왜 저렇게 고민했을까?”, “저때는 저게 그렇게 중요했나?”
같은 생각을 하게 됐습니다.
과거의 나는 지금의 기준으로 보면 이해되지 않는 선택을 하고 있었습니다.
하지만 그 시기의 나에게는 그게 가장 현실적인 선택이었을 겁니다.
사진은 과거를 다시 평가하게 만드는 기록이었습니다.
오래된 사진을 보며 지우지 못한 이유
몇 장을 삭제하려다가 결국 멈췄습니다.
사진을 지운다는 게 그 시기의 나를 지우는 느낌이 들었기 때문입니다.
지금은 의미 없어 보이는 장면도 어느 순간 다시 필요해질 것 같았습니다.
사진은 그 시기의 나를 증명하는 흔적이었기 때문일 것입니다.
그래서 정리를 멈추고 그냥 폴더를 닫았습니다.
정리하며
오래된 사진을 본 그날 이후
저는 사진을 함부로 지우지 않게 되었습니다.
사진은 잘 찍힌 이미지가 아니라 지나온 시간의 기록이라는 걸
조금 늦게 이해했기 때문입니다.
지금의 나는 과거의 나 위에 서 있다는 사실을 사진이 조용히 보여주고 있었습니다.
가끔은 오래된 사진을 보며 좋았던 기억에 미소를 띠게 된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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